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닫기

자료실

  • 정신과 약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 <정신건강칼럼 제 21-4호>
  • 관리자   |   2021-12-28 11:53 조회수 : 311

정신과 약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


‘정신과 약물’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어떤 것인가요?

정신과 약물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 정신과 약물을 먹으면 약에 의존하게 되어 평생

복용해야 한다, 약물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린다, 부작용이 심하다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정신과 약물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요?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약물을 먹게 되면 멍해지고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며 부작용이 심한 약물로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부작용이 없는 약물은 이 세상에 없다’입니다. 우리가 약국에 가서 일반 감기약을 사서 먹더라도 복약 지도서를 읽어보면 부작용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정신과 약물도 당연히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계신 정신과 약물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 지능이 떨어진다, 약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린다 등의 부작용은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흔히 복용하는 약들은 대부분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일부 안정제나 항경련제 등의 약물에서 복용 초기에 일시적으로 머리가 멍해지거나, 인지기능이 조금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약을 복용 하다 보면 금방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사용설명서가 중요하다.


정신과 약물을 일정 기간 먹다 보면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느껴 ‘이제 약을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이거 계속 먹으면 의존하게 되고 내성이 생기게 돼서 그만 먹어야겠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약물을 일정 기간 복용하면 약의 효과로 증상이 잘 조절되고 있는 것이지, 병이 완치되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입니다. 증상이 괜찮아졌으니 약을 스스로 중단하거나, 병원치료를 중단하게 될 경우 다시 증상이 재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Tapering(테이퍼링) 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테이퍼링은 ‘점점 가늘어지다’, ‘끝이 뾰족해지다’라는 뜻으로 병원에서는 약물을 끊기 전 용량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약을 끊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약물을 먹다가 단번에 끊을 경우 증상이 재발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과 약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우울감이, 불안감이 괜찮아졌는데 내일부터는 약을 안 먹어야지라고 약을 끊는 순간 내 몸에서 작용하고 있던 약 효과가 점차 사라져 증상이 다시 재발하게 되고 이런 현상을 보면서 약을 끊으니까 증상이 다시 생기네? 약을 못 끊겠다, 정신과약은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구나 라는 오해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약물이든 먹었다 중단했다를 반복하거나 임의로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은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반대로 또약을 먹었는데 증상의 호전이 없어서 내일은 한 알 더 먹어봐야지 하고 약물을 임의로 더 드시는 분도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수면제를 복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이런 방법으로 약물을 많이 드시고 계십니다. 한 알을 먹고 잠이 안와서 두 알을 먹었는데 다음날 정신을 못차려서 힘들었다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어떤 약이든 하루에 복용해야하는 약물 용량이 있고 그 용량을 넘게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처방대로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제품이든 우리는 그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제품을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물도 마찬가지 이며 정신과 약물 또한 똑같습니다. 약물에도 사용설명서가 있으며 사용 설명서를 안내해주는 의사선생님, 약사선생님이 계십니다.


약물을 끊거나 용량을 늘리고 줄여나가는 과정은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약물을 증량하거나 점차 줄여나가거나 끊어야 합니다. 사용설명서를 잘 알고 설명서에 맞게 약물을 잘 복용한다면 큰 부작용 없이 증상이 잘 관리 될 수 있습니다.

3.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려워서 아픈 것을 참다가 나중에 치료에 애를 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의료계에서 골든타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병을 빨리 발견해서 적절한 시간 안에 치료적 개입을 했을 치료의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우리는 손을 써보지 못하고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정신과 진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좋고 기간도 짧아집니다. 그러나 정신과라는 편견 때문에 병원을 안가려고 하거나 미루고 미루다 병원에 갈 경우 치료의 기간도 길어지고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많이 표현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병원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물을 많이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써보고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을 가거나 약을 사서 복용하게 됩니다.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과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스스로 우울감, 불안감 등 증상을 호전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고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가서 약물을 처방 받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과에 가는 것이 정신질환자가 된다는 편견이 아직 많아서 병원에 가기를 꺼려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정신과 약물도 많은 발전을 해왔습니다. 부작용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약물의 효과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정신과 약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를 가지고 정확하게 복용하고 늦지 않게 복용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병원치료와 함께 상담치료 등을 병행한다면 치료의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대구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간호사 허민녕